장애인-비장애인 경계 없이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의류

지난 10일, 몸을 의상에 맞추기보단 의상이 몸을 따라가야 한다는 가치관 아래 국내 최초로 이베이코리아와 제조업체이자 의류수출업체 팬코가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의류를 판매 개시했다.

입고 벗을 때 화장 안 묻는 벨크로 여밈 셔츠,
휠체어 타고 허리 숙여도 속옷 안 보이고 양 옆 벨크로 여밈으로 혼자서도 입고 벗기 편하며 허리 사이즈 걱정 없이 고무밴드로 조절 가능한 바지,
소매 안쪽에 밴드를 달아 휠체어 밀 때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셔츠,
앞으로도 뒤로도 입을 수 있어 안에 주사줄이 있어도 입기 편한 셔츠 등…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가능한 디자인’인 유니버설디자인으로 기성 패션에 세밀한 기능들을 추가해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의류를 만든 것이다.

패션 소외 계층 없이 옷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길 소망한 유니버설디자인 의류, ‘모카썸위드’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을까?

 

 

 

선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

우리가 어떤 옷을 선택하느냐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청바지를 늘 입고 싶지만, 뒷주머니의 쇠 때문에 엉덩이에 상처가 나 청바지를 잘 못 입는다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누군가 사준 옷을 입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실 옷 사는 것은 일반 사람들에겐 일상일 뿐이고, 이런 일상의 선택들을 통해 자기 인생도 선택할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선택을 하기 보다는 선택을 당해서 누군가가 주는 옷만 입다 보니 삶 자체도 피동적이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동적 패션을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 ‘이런 것 만드실 분들 없나요?’

이베이코리아 기업커뮤니케이션 홍윤희 이사는 태어날 때 척추의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게 된 딸이 옷을 혼자 입어본 경험이 없다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휠체어 이용은 최소 하반신 마비인 분들이 많이 타는데, 하체에 힘이 없고 상체까지 마비된 분들의 경우 옷을 끌어올릴 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는 분들은 소위 스키니진이라고 딱 붙는 바지 같은 걸 혼자 입기엔 너무 힘듭니다. 윗옷의 경우에도 상체가 일부 마비된 분들은 손을 높이 올린다던지 손가락 끝에 힘 주기가 어려워서 지퍼나 단추 같은 것으로 옷 여미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는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어서 혼자 옷 입어본 경험이 없습니다. 아이에게 혼자 옷을 입는 경험을 주고 싶어서 외국 온라인에서 파는 장애인 의류를 수소문해서 일부는 사서 입혀 봤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음 좋겠다 싶었습니다.』

– KBS 이베이코리아 홍윤희 이사 인터뷰 중

 

혼자 아이가 옷을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항상 해오던 차에 외국엔 이런 의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이디어의 문제이기 보다는 돈을 벌던 안 벌던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이러한 생각으로 개인 소셜미디어에 ‘이런 것들 만드실만한 분들 없나요?’라고 글을 올리게 되었는데

그 글을 본 이베이코리아 의류팀의 김경희 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G마켓에 단독 의류를 납품하던 팬코 e-Biz의 전진철 사업부장을 소개받아 이러한 의류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것이 유니버설디자인 의류인 모카썸위드를 만들게 된 시작이었다.

팬코 e-biz의 전진철 사업부장은 8-90년대 스키니 바지를 입고 싶어했을 만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장애인 친구를 기억하며, 실제 장애인들이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생산하는 전문업체가 아직까지도 한국에는 전무하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장애인들과 노인분들도 중요한 소비자인데 패션에선 상당히 소외된 계층이라며 소비자로서 옷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걸 안타까워했다.

 

 

 

작지만 중요한 기능을 추가한 장애인 의류의 탄생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여 작은 움직임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베이코리아와 팬코는 장애인 의류 브랜드 모카썸위드를 출시하게 됐다.

앉아서 옷을 입어야 하는 휠체어 이용자분들을 위해 지퍼 대신 양 옆에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벨크로를 부착한 바지도 만들었고,

또 이런 바지는 항상 앉아있는 휠체어 이용자들이 바지 뒤춤이 짧으면 허리를 숙였을 때 속살이 보이기 쉽기 때문에 뒤춤을 보다 더 길게 만들었으며,

팔을 올리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앞이나 뒤에서 잠글 수 있는 형태의 상의 등을 제작하게 되었다.

 

『셔츠와 바지 모두에 소위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를 붙였습니다. 일반 단추나 지퍼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기도 하고 엉덩이 부분에 부착된 경우 욕창이나 상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솔기 처리도 부드럽게 하고 아웃도어 자켓 같은 곳에 많이 적용하는 부드러운 벨크로를 썼습니다. 모든 티셔츠는 밑단 양 옆에 트임을 적용하고 엉덩이 쪽이 긴 디자인으로 휠체어 이용할 때 몸을 움직여도 허리 속살이 드러나지 않게 했습니다. 주머니가 깊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 짚으면 주머니에 뭘 넣어도 금세 밀려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휠체어를 밀 때 소매 오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소매를 이중으로 만들고 안쪽에는 고무줄을 달아서 팔을 쉽게 걷어 올릴 수 있게 했고요. 팬츠는 허리 양 옆 벨크로 잠금으로 착용이 쉽고, 오래 앉아 있는 휠체어 이용자 피부에 닿지 않도록 세심하게 솔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허리 뒤 안쪽에는 사이즈 조절을 위한 밴드와 단추를 부착했고, 밑위 길이가 길어 허리를 숙였을 때 속살이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했습니다.』

– KBS 이베이코리아 홍윤희 이사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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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비장애인도 함께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 의류

모카썸위드가 장애인도 패션에서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가지길 희망해 만들게 된 의류이지만, 기능과 패션을 다 만족시키는 의류가 되면 이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입을 수 있는 옷이 될 거라는 이베이코리아의 홍윤희 이사.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지퍼를 쉽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게 만들면 소근육이 발달 안 되어있는 어린아이들도 혼자서 지퍼를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신마비 모델분 말씀이 보통 옷을 입을 땐 허벅지 부분에서 끼어서 바지가 안 올라가는데 이건 벨크로로 마감해서 좀더 편하게 입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허리를 숙여도 속옷이 안보이고 바지의 경우 벨크로가 있어서 소변줄 이용하는 분도 편리하다고 하고요. 벨크로 붙이는 위치에 따라서 소변줄을 위로 아래로 뺄 수 있기 때문이죠. 아주 패션에 민감하고 옷을 잘 입는 멋쟁이 휠체어이용자분이 있는데 이분은 특히 파란색 바지가 청바지 느낌이 나면서도 기성 청바지처럼 뻣뻣하지 않아서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시제품 촬영 당시 바지의 경우 사진작가가 말씀하시길, “이거 앉았다 일어났다 많이 해야 하는 제게 딱이네요!”라고 하셨고, 어깨에 벨크로 처리를 해서 입고 벗기 편하게 만든 셔츠를 보고 비장애인 모델분은 “화장이 안 묻어서 좋아요.”라고 말하셨습니다. 놀라운 발견의 순간이었습니다.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반응이 좋았던 거죠.』

– KBS 이베이코리아 홍윤희 이사 인터뷰 중

 

이런 걸 유니버설디자인이라고 하는데,

보통 장애인에게 편한 디자인이나 건축이나 이런 것들은 모두에게 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이 된다는 것이다.

『장애인 욕구를 반영했더니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된 셈입니다.

‘옷에 사람을 맞추는 대신 사람에게 옷을 맞출 수는 없을까’라는 소망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만들어 놓고 보니 이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휠체어 이용자와 가족-친구가 같이 입을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탄생한 셈입니다. 저는 저희 딸이 혼자 옷을 입었으면 하는 소망에서 시작한 것인데요, 사실 더 많은 업체가 여기 뛰어들었음 좋겠습니다. 사회공헌이 아니고 새로운 시장이고, 이분들을 소비자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유니버설 디자인이 확대되지 않을까요.』

– KBS 이베이코리아 홍윤희 이사 인터뷰 중

 

 

 

 

의류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

세밀한 기능을 기성 패션에 추가한 의류가 출시되어, 장애인들의 의류에 대한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가 크다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

앞으로 의류 뿐만 아니라 제품, 관광상품 등 모두 장애인-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다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남겼다.

전체 영상은 ‘널 위한 문화예술’ 유투브 채널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링크 바로가기)

 

 

현재 옥션에서는 장애인-비장애인 함께 입을 수 있는 의류, 모카썸위드 출시 이벤트로 10% 할인쿠폰 발급을 진행 중이다. (G마켓과 옥션에서 ‘모카썸위드’로 검색하면 프로모션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 )

또 12월 23일까지는 의류 1개 구매 시, 1개가 장애-비장애 청년의 공동 스포츠 활동을 통해 장벽없는 세상을 만드는 소셜벤처 ‘운동장’(https://www.facebook.com/undongjang/)에 지원된다고 하니,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길…! 😊

▶ 모카썸위드 프로모션 바로가기